어릴때 꽤나 갖고 싶었는데 역시 우리 부모님은 사주지 않으셨던 카시오 데이터 뱅크. 초딩때 이걸 차고 온 급우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어서 언젠간 꼭 차겠다는 다짐만 한 채로 결국 커서 내 돈주고 사버렸다.
최신 데이터뱅크 모델은 DBC-32-1A이긴 하지만, 그래도 카시오 데이터뱅크라 하면 딱 떠오르는 모델이 이 모델이기도 하고, 내가 어릴적에 봐온 모델이기도 해서 이걸로 똻 골랐다.
이젠 아저씨라 불려도 할 말 없는 나이대가 되긴 했지만, 그래도 금장보단 아직까진 은장시계가 좋아서 실버모델로 선택. 지금은 조금 촌스러운 디자인일수도 있지만, 그게 또 레트로 모델의 매력이기도 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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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반적인 전자시계에 계산기 키패드가 붙어있다. 이 전모델인 DBC-610은 키패드에 영문도 입력할 수 있도록 프린팅 되어있고, 액정구조와 메모리도 조금 더 큰편이었으나, 원가절감을 위해서인지 약간은 너프된 모델이다.
그치만 뭐.. 610은 구하기도 힘드니 이걸로 패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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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끔 차고 다니는 돌핀 2 (MRP469-7 ORANGE) 와의 비교샷. 액정크기는 비슷하나, 키패드가 있어서 덩치는 이게 조금 더 나가는 편이긴 하다.
근데 기껏 받은 제품의 키패드가 불량이라 1,2,3은 안눌리고, 6을 누르면 5가 입력되고, 9를 누르면 8이 입력되는 현상이 있어서 교품을 신청하고, 며칠 후 다시 제품을 수령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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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틀 후 교환받은 제품이 도착해서 찍은 착샷.
일반 전자시계의 경우, 버튼이 3~4개 정도 달려있어서 시간을 이 3~4개의 버튼으로 맞추지만, 이 제품은 시간을 키패드로 입력하기 때문에 맞추기가 꽤나 편리한 점은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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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이 제품의 핵심인 계산기 기능.
계산기는 Ex라고 써있는 환전기능과, Cal이라고 써있는 계산기 기능 두가지로 나누어져있고, 환전기능을 사용할 때는 미리 환율을 입력해두고, 현지통화를 입력하면 그만큼 곱해주는 구조로 작동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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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냥 테스트로 입력해본 12 x 3 계산. 키패드가 생각보다 많이 작아서 손톱으로 눌러야한다.
그래도 키감은 괜찮아서 살짝살짝 눌러도 잘 작동한다. 다만 너무 작아서 오타가 좀 난다는걸 빼면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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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2 x 3 = 36 계산 결과가 잘 나온다. 이렇게 사칙연산정돈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다.
공대 들어가면서 공학용계산기를 써버릇 했더니 암산도 잘 안되고..
전반적으로 좀 멍청해진 점을 보완할 수 있는 도구랄까.. 스마트폰 냅두고 왜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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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계 뒷면엔 카시오라고 큼직하게 써져있고, 모델명과 함께 기능에 대해서 간단하게 나와있다.
-13개 언어 지원 (영어, 포르투갈, 스페인, 프랑스, 네덜란드 등… 한국어는 없다.)
-전화번호부 25개 저장 지원 (그래서 데이터뱅크이다.)
-멀티 알람 5개 지원
-계산기
-듀얼타임 (해외에서 현지시간 / 국내시간을 같이 표기하기 위해 사용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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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계줄은 메탈로 이루어져 있으며, 버클식이라 재껴서 손목에 맞도록 조정해주면 되므로,
굳이 시계방 같은데 가서 조절할 이유는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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버클에는 큼직하게 카시오라고 음각되어있다.
다만 시계줄이 약간 할머니 시계 같은것만 빼면, 패션용 시계로도 크게 손색은 없다.
스마트워치가 범람하고 있는 이 시대에 이제와서 계산기 달린 손목시계가 웬말이냐 싶겠지만, 뭐 이미 스마트워치는 그그거대로 가지고 있고, 어차피 내가 차고싶어서 산건데 뭘…